Electronic

Peggy Gou: 서울에서 베를린까지, 한국 DJ의 글로벌 정복기

2026년 04월 27일 정민수 1 min read

페기 구의 이야기에는 K-POP이라는 단어가 들어갈 자리가 없다. 서울에서 태어나 런던 유학 시절 일렉트로닉 음악에 눈을 떴고, 베를린으로 이주해 테크노 DJ로 자리를 잡았다. 베르크하인에 정기적으로 출연하고, 코첼라와 솔라 페스티벌의 헤드라이너로 서는 아시아 출신 최초의 DJ. 그녀의 커리어는 한국 음악이 세계와 만나는 경로가 하나만이 아님을 보여주는 가장 선명한 사례다.

2023년에 발표한 ‘(It Goes Like) Nanana’가 모든 것을 바꿨다. 디스코와 하우스를 결합한 이 트랙이 TikTok에서 폭발적으로 퍼지면서 영국 차트 9위에 올랐다. 언더그라운드 DJ가 하룻밤 사이에 글로벌 팝 스타가 된 셈이다. K-POP이 아닌 순수 일렉트로닉/댄스 음악으로 영미 차트에 진입한 한국인 아티스트는 극히 드물다. 이 성공은 한국 음악의 해외 진출이 아이돌 그룹에만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증명한 사건이었다.

페기 구의 영향력은 DJ 부스를 넘어선다. 루이비통, 샤넬과 협업하고, 자신의 패션 레이블 KIRIN을 런칭하는 등 라이프스타일 아이콘으로서의 입지를 구축했다. 소셜 미디어 팔로워 600만. DJ의 역할이 ‘음악 큐레이터’에서 ‘문화 브랜드’로 확장되는 시대의 변화를 체현하는 인물이다.

서울 씬에 대한 그녀의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페기 구가 주최하는 서울 파티 시리즈는 매회 매진되고, 그녀의 성공을 보며 글로벌 무대를 꿈꾸는 젊은 DJ들이 늘고 있다. 한국 일렉트로닉 아티스트들의 해외 기깅 기회가 실질적으로 확대되는 데도 기여했다. 인인동에서 시작해 베르크하인을 거쳐 코첼라까지, 페기 구가 그린 궤적은 한국 일렉트로닉 음악 역사에서 가장 긴 직선거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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