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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치에서 씽씽까지: 한국 전통음악의 글로벌 재발견

2026년 05월 08일 최윤아 1 min read

이날치의 ‘범 내려온다’가 한국관광공사 영상을 통해 전 세계적으로 바이럴되었을 때, 많은 사람이 판소리를 처음 들었다. 빠른 비트 위에서 소리꾼이 추임새를 넣고, 현대 무용수들이 키치한 안무를 추는 그 영상은 ‘한국 전통음악은 느리고 지루하다’는 편견을 단번에 깨뜨렸다. 하지만 이날치의 성공이 갑자기 하늘에서 떨어진 건 아니다. 그 이전에 씽씽밴드가 있었고, 장영규가 있었고, 한국 전통음악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려는 수십 년의 시도가 축적되어 있었다.

씽씽밴드(현재는 씽씽)는 이날치보다 먼저 국제 무대에서 주목받은 팀이다. SXSW, 글래스턴베리 같은 해외 페스티벌에 초청되었고, 《The New York Times》가 선정한 올해의 음악에 이름을 올렸다. 이들의 접근법은 이날치와 미묘하게 다르다. 이날치가 팝적 접근성을 극대화해 대중의 문을 두드렸다면, 씽씽은 전통 소리의 원형에 좀 더 충실하면서도 록, 펑크, 일렉트로닉의 에너지를 결합하는 방식을 택했다. 어느 쪽이 더 낫다는 문제가 아니라, 한국 전통음악의 현대화가 여러 방향으로 동시에 진행되고 있다는 뜻이다.

전통의 경계

이런 시도에 대한 국악계 내부의 시선은 복잡하다. 이날치와 씽씽의 성공이 국악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높인 건 사실이지만, 정작 전통 판소리나 산조의 관객이 늘었는가 하면 그건 또 별개의 문제다. ‘전통음악의 글로벌화’가 곧 ‘전통의 보존’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현대적 재해석이 원형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원형으로 향하는 입구가 되어야 한다는 주장에는 일리가 있다.

그럼에도 이날치와 씽씽이 열어놓은 가능성은 부정하기 어렵다. 판소리의 골격이 현대 팝, 록, 일렉트로닉과 결합했을 때 전혀 어색하지 않다는 것, 오히려 독보적인 사운드가 만들어진다는 것을 증명했다. 한국 전통음악에는 서양 음악 체계로 환원되지 않는 고유한 리듬과 발성, 정서가 있고, 그것이 글로벌 청중에게 신선하게 들린다. ‘범 내려온다’가 수억 조회수를 기록한 건 이국적 호기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그 음악에 진짜 힘이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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